‘G'검색엔진에 ’korea horse racing(한국경마)‘를 검색하면 가장 위에
소개되는 사이트는 놀랍게도 영국인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다.
열광적인 경마 팬 알라스테어 미들턴(Alastair middleton)이 운영하는
이 블로그는 미국과 영국의 경마잡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상을
기록하는 평범한 블로그가 10년을 거치며 한국경마 전문 블로그로
변모 했듯이, 미들턴의 삶 역시 크게 변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미들턴은 현재는 한국마사회에서
수출경주 영어중계를 담당하는 경마아나운서로 맹활약 중이다. 미들턴이
이토록 경마에 빠져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온갖 스포츠마니아라는
미들턴은 경마만의 매력으로 ‘관여도’를 꼽았다. 배팅을 하는 순간 그 경주의
설계에 함께 뛰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들턴은 이제 한국마사회 직원으로서 배팅을 할 수 없다.
그래도 여전히 재밌는지 묻자 미들턴은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미들턴에 따르면 경마는 다양한 추리요소를 맞춰 ‘우승마’를 완성하는
퍼즐게임이다. 추리가 들어맞았는지 틀렸다면 왜 인지, 다른 사람보다
나에게 어떤 퍼즐조각이 부족한지 끊임없이 탐구하다 보면 배팅 없이도
정말 즐겁다며 관람비법을 전수해주었다.
경마는 통계와 수학을 활용한 지적인 게임이라며 편의점에 가서 복권을
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도 덧붙였다. 경마의 종주국 영국출신이자
경마 팬, 또 지난 10년간 한국경마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미들턴은
한국경마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 같은 물음에 미들턴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10년 전에 비해 한국경마는 크게 달라졌다”고 답했다.
그는 “말의 수준도 그렇지만 특히 놀라운 부분은 기수들의 실력”이라며,
“최근 데뷔한 젊은 기수들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체감했던 순간으로는 지난해 코리아컵을 꼽았다. 그는 “그렇게 큰 대회가
한국에서 치러질지 몰랐다”며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고 했다.
또한 “각국 국기가 펄럭이는 경주로를 질주하는 해외 말과 기수를 보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고 말을 더했다. 한국경마만의 특징으로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꼽았다. 미들턴은 특히 “가족들이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원시설과 이벤트공간들이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고 했다.
미들턴은 한국경마와 관련해 또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할까? 미들턴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경마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마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해외 수출 등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그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게 돕고 싶다”면서, “특히
장기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경마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일조하고
싶다. 한국인들이 한국경마를 더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같은 미들턴의 바람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김정륜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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