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2일 일요일은 고옥봉 조교사와 김옥성 기수 두 사람 모두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 고옥봉 조교사와 김옥성 기수는 이날 세계일보배
대상경주 우승을 합작했다. 조교사와 기수로 과천에 20년 넘게 생활하면서 어떻게 단 한번도
함께 일해본 적이 없었을지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혹 둘 사이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었지만 고옥봉 조교사와 김옥성 기수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우였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지난 2월 22일(일), 2009년 첫 대상경주에서 김옥성 기수에게 작전지시를 내리는
고옥봉 조교사는 “선행각질이지만 이 말은 근성이 있어서 선행에 못나가더라도 끝까지
차분한 말몰이를 하면 충분히 입상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옥성 기수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듯 “자네가 워낙 베테랑이니까 알아서
잘하면 되겠지 뭐”라고 말해 기수의 부담을 덜어줬다. 일반경주와 달리 고액의 상금이
걸려있는 대상경주에서 이렇듯 간단한(?) 작전 지시로 코칭을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지만 김옥성 기수는 결국 ‘멕시칼리블루스’로 눈부신 추입을
선보이며 역전우승에 성공해 고옥봉 조교사에게 화답했다.
지하마도에 우승기수를 반기러 나온 고옥봉 조교사는 “수고했다”며 기수의 등을 토닥이고
우승소감에서 “작전은 실패였지만 김옥성 기수가 잘 대처해 우승 할 수 있었다”고
기수를 치켜세웠다. 김옥성 기수도 이에 부응하듯 “좋은 말에 기승기회를 주신
조교사님께 감사한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마음속 빚을 갚은 고옥봉 조교사
대상경주를 앞두고 고옥봉 조교사는 당연히 소속조 기수인 이성환 기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승정지로 이성환 기수가 해당경주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고옥봉 조교사는
주저 없이 김옥성 기수를 찾아 ‘멕시칼리블루스’를 부탁한다.
그렇다면 고옥봉 조교사는 왜 그간 호흡을 맞춰오지 않았던 김옥성 기수에게 인기마였던
‘멕시칼리블루스’(인기순위 2위, 단승식 기준)에 기승하게 했을까? 이유는 1990년대
‘신세대’라는 명마를 배출해내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지나고 기나긴
슬럼프에 빠져있던 시절, 우연히 김옥성 기수가 불쑥 집으로 찾아왔었기 때문이었다.
“조교사님 요즘 많이 힘드시죠?”라면서 찾아온 김옥성 기수와 밤새워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고 조교사는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한참 지나고 보니
나랑은 일 한번 해보지 않았던 기수가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웠지”라며 “사실
잘나갈 때야 서로 말 태워달라며 찾아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그 진심을 느낄 수 있었어”라고 당시의 고마움을 말했다.
고옥봉 조교사는 또 현재 쓸만한 신마인 ‘승승장구’를 김옥성 기수에게 맡겨 볼 생각이다.
“혈통이 좋은 말이고 하니 베테랑 기수에게 맡겨서 ‘신세대’에 버금가는 명마로
키워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믿어주는 조교사를 만난건 나에게 천운
김옥성 기수는 올해로 데뷔 23년차를 맞는다. 기수 13기 출신으로 박태종, 김효섭 기수 등
잘나가는 기수들과 동기간이다. 그간 김옥성 기수는 워낙 화려한 성적을 올리는 동기생들의
그늘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기수 통산성적을 살펴보면 5476전 412승(승률 7.5%)으로 현역 기수 중 5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실력파 기수다. 그렇지만 김옥성 기수는 최근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금년 1월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것. 프리기수인 김옥성 기수에게
극심한 부진은 기승횟수 감소라는 필연적인 결과를 낳았다. 성적을 내지 못하니
조교사들이 외면한 것이다.
사실 소속조 기수와는 달리 프리기수로 활동하면서 우승을 못한다는 것은 수입이 없다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기수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한 여자의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옥성 기수는 더욱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옥봉 조교사의 러브콜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그 감사함에 보답하고자 경주 전날까지 ‘멕시칼리블루스’의 경주영상을 보며 특성파악에
주력했고 ‘단거리 적성마’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다.
김옥성 기수는 “인기마를 저에게 기승하게 한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저를 믿어주신
그 자체에 감사했고 그래서 죽을힘을 다해 말몰이를 했어요”라고 말했다.
“과천벌 ‘옥’ 브라더스”의 탄생
한 경마전문가는 “서로간의 신뢰가 기저에 있는 관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며 “경마장에
‘옥 브라더스’의 성공찬가가 울릴지도 모를 일”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 고옥봉 조교사는 자신의 어려움에 따뜻하고 진심어린 격려를 해준 기수에게,
김옥성 기수는 자신을 믿고 선뜻 명마를 내어준 조교사에게 ‘무한신뢰’라는 희망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천벌에 울려퍼지게 될 “‘옥’ 브라더스”의 성공찬가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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