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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똥말 '차밍걸‘, 서울경마장에서 다시 만나다

by 고급인사 2017. 6. 3.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란 우스갯소리가 유행어가 되는 요즘. 한국

경마계에는 최다연패로 더 유명한 경주마가 있다. 위대한 똥말 ‘차밍걸’이

주인공으로, 101차례 경주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맞은 적 없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으로 인해, ‘차밍걸’은 ‘터프윈’, ‘동반의강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런 ‘차밍걸’이 경주로를 떠난 지 4년 만에, 기념석으로

렛츠런파크 서울을 찾아와 관심을 끈다.



101번 출전해 3등만 8번. 소시민들의 희망으로 불리며

최강마 못지않은 인기 누려


 지난 5월 31일(수), 한국마사회(회장 이양호) 렛츠런파크 서울 말박물관

인근 오감길에 ‘차밍걸’ 기념석이 설치됐다. 아담한 크기의 조형물로,

렛츠런재단이 궁평목장에 이어 전달했다. 참고로 궁평목장은 ‘차밍걸’이

경주로를 떠난 2013년부터 여생을 보냈던 승마장이다.



 ‘차밍걸’은 2008년 경주마로 데뷔해 2013년까지 5년간 총 101회 경주에

출전해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최고성적이 3위로 그마저도 2011년

8월 1,200m 경주가 끝이다. 한국경마 역사상 가장 많은 패배! ‘

차밍걸’에게는 달갑지 않은 기록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은

달랐다. 당대 최강마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이후에는

‘위대한 똥말’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도 독차지했다.



 1등만 살아남는 척박한 삶에 지친 소시민에게 ‘차밍걸’은 위안거리이자

희망의 상징이었다. 성적은 형편없을지라도 매번 성실히 경주에 임하는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성공이란 결승선을 향해 힘겹게 달리는 본인들의

자화상을 ‘차밍걸’에 투영한 것이다. 더해서 101회란 출전경력도 경이로운

부분이었다. 통상 경주마들의 배가 넘는 출전수였던 탓이다.



 이러한 이유로 ‘차밍걸’의 이야기는 어린이 동화책(위대한 똥말)으로

출간되는가하면, 창작공연으로도 제작됐다. 경주마 은퇴 후에는

궁평목장에서 남은 여생을 보냈으며 그러다 지난 2015년, 산통으로

안타깝게 눈을 감았다. 만 10세의 나이였다.



 그 후로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수많은 팬들은 여전히

‘차밍걸’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차밍걸’은 95년 한국경마 역사에서

의미가 큰 경주마였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차밍걸’ 기념석을 설치함으로써,

생전에 그가 보여준 도전정신과 희망을 팬들이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마사회는 한국경마에 기념할만한 활약을 했거나,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말(馬)과 기수의 상징물을 계속 설치해나갈 계획이다.


관계자는 “끝없는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차밍걸’의

정신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