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직후에는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차밍걸’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은퇴식에는‘차밍걸’과 경마팬들의 포토타임이 진행되는 한편 ‘차밍걸’과 동고동락해온
변영남 마주, 최영주 감독, 유미라 선수에 대한 공로패가 전달되었다.
차밍걸’의 꼴찌마로서의 삶은 1등이나 甲의 위치의 설 수 없어도 묵묵히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해내는 보통 서민의 삶에 비유되면서, 훈훈한 감동을 선사해왔다.
첫 인상이 좋아 ‘차밍걸’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이 경주마는 410kg의 왜소한 체격으로, 2008년
1월 데뷔이후 소위 ‘3류’ 들이 겨루는 하급레이스인 4군, 5군 경주에서 내리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지금까지 거둔 최고 성적은 3등 8번이 고작이다.
시쳇말로 ‘똥말’이라 불리던 ‘차밍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부진한 성적에도 데뷔 이후
월 2회 꼴로 경주에 꾸준히 출전하며 다른 경주마들의 2~3배 가까운 경주를 소화하는
‘성실함’과 ‘강철체력’이 알려지면서다.
‘차밍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극진히 관리해온 마주의 정성 또한 ‘적자생존’의 경마계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지난 5월 ‘당나루’를 제치고 역대 최다 연패인 96전 96패를
기록한 ‘차밍걸’은 이후 매 경기 ‘필패’를 이어나가며 마침내 오늘 한국 경마 역사상
전무후무한 101전 101패의 고지를 밟았다.
정든 경주로를 떠난 ‘차밍걸’은 10월부터 경기도 화성시 궁평목장에서 제2의 마(馬)생을
시작하게 된다. 이 곳에서 ‘차밍걸’은 승마 선수를 위한 ‘엘리트 승용마’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숱한 이야기를 남기고 경주로를 떠난 ‘차밍걸’을 이제 ‘전국 체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경마팬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한편, '차밍걸'이 제2의 마생을 살게되는 '궁평목장' 류태정 대표는 "말사업을 20년째
해오고 있는데, 처음 10년간은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꼴찌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차밍걸'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응원하고 싶었다. '차밍걸'이 경마장에서는 언제나 꼴찌였지만 엘리트 승용마로서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을 위해 순치에서부터 훈련 등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 사진-서울마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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