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본능의 경주마와 풀밭에서 사육돼야 할 염소가 함께 이색동거에 들어가 화제다.
KRA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박성호)소속의 경주마 ‘남해여왕(국산, 4세, 암)’과
‘복실이’라는 이름의 한 살배기 염소가 한 마방에서 이색동거를 시작한 것.
경주마와 염소는 먹이를 함께 나눠 먹는 것은 물론 24시간 내내 붙어 다니며 함께
생활하고 있어 마필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의 동거는 남해여왕이 밤새도록 ‘마방 안을 도는 나쁜 습관’ 때문이다.
이는 스트레스로 예민해 있거나 마방에 혼자 있어 지루해 할 때 하는 이상행동으로,
지난 4월 초 조교사가 친근감을 갖는 염소를 데려와 마방에 풀어놓은 뒤 급속도로
가까워져 색다른 동거를 계속 해 오고 있다.
소속조 민장기 조교사는 “경주마들은 인공적인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나쁜 습관(악벽)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나쁜 습관은 경주마의 체력저하 및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반려동물을 이용하여 나쁜 습관을 개선하고자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부 마필관계자들은 악벽을 고치기 위해 마방에 타이어나 풍선 등을 달아 놓고
경주마가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 외국 경마장에서는 말을 진정시키고
외로움을 달례 주는 반려동물을 이용한 악벽고치기가 종종소개 되곤 했지만,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마리의 가격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넘는 경주마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 마주들
덕분에 목욕, 털손질, 마방 정리 등 천국이 따로 없는 서비스를 받으며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늘 최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넓은 초원을 달리고 싶은 원초적인 본능을 가진 경주마들은 경마공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가면서 ‘마방 안을 도는 버릇’, ‘좌우로 흔들흔들하는 버릇(웅벽)’,
‘차는 버릇(축벽)’, ‘무는 버릇(교벽)’ 등의 악벽을 보인다.
악벽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는 것은 물론, 체력저하, 질병발생 및 상처
등으로 경주마의 수명까지 단축시킬 수 있어 마필관계자들이 특히 염려하는 부분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 동물병원 양재혁 수의사는 “말은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동물보다
비정상적인 습관(vice)을 많이 보이고 그 예가 ‘계속 고개 끄덕이기’, ‘앞니 갉기’ 등이다.”며
“장시간 경마장에서 생활하는 경주마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초지에
방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방목이 불가능하기에 긴장을 풀고 외로움을
달래 주는 염소, 닭, 오리 또는 양 등 반려동물(companions)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한 가족과의 만남 때문인지 남해여왕의 나쁜 습관은 없어지게 됐고, 오랜 친구처럼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기도 하며, 염소와 장난을 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말과 공통 발생 전염병이 없는 한 반려동물
도입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KRA 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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